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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론' 정치로 가는 한국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김영근 기자 | 기사입력 2023/12/11 [08:55]

[기자수첩] '당론' 정치로 가는 한국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김영근 기자 | 입력 : 2023/12/11 [08:55]

▲ 김영근 대표기자.   

중국은 ‘공산주의’, 일본은 ‘의원내각제’, 대한민국은 ‘대통령제’로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

 

내각제는 보통 과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내각이 추진하는 법안과 당론으로 채택된 사항들은 신속하게 의회를 통과할 수 있다. 반면에 대통령제는 여당이 반드시 원내 과반 정당이라는 보장도 없다. 또한, 여소야대가 되면 정부와 의회 간 대립과 갈등이 일어나기 쉽고, 두 정당 사이 의견 불일치가 생기면 이름바 교착상태(deadlock)에 놓일 수 있다. 

 

대한민국은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활동하지 못하는 ‘당론’이라는 고질적인 병을 가지고 있다. 이 ‘당론’은 당 대표나 중간 ‘보스’에 절대적인 권력이 집중되어 있어서 의원들은 당 대표의 졸개로 전락한다.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가장 대우를 받을 때는 선거가 있는 투표를 행사할 때이다. 이 대우도 선거가 끝나 의원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의원들은 지역민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산만 얼마를 따왔다는 현수막만 달면 지역민들을 위한 의원들의 역할은 끝난다. 이제 의원들은 자기 당의 ‘당론’에 맞춰 정당의 대표와 중간층의 ‘보스’에게 무조건 복종한다. 거역했다가는 당원권 정지, 공천배제 등 온갖 불이익을 당한다.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에 집착하는 것도 이러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완전한 재량권을 가지고 자기 지역민들의 의견을 국정에 반영시키지 못하는 정당 대표정치가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독립된 주체로 활동하기 어렵다. 선진국의 의원들처럼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지역민을 살피고 모든 법안에 대해 나라와 국민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공부할 필요도 없고, 가짜뉴스를 퍼트리거나 말도 안 되는 사항에 대해 고함 치거나 ‘몸싸움’만 잘해서 당 대표에게 눈도장만 찍으면 된다. 그리고 의원으로서 가진 모든 혜택을 다 누리면 된다. 의정활동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고, 의회 기간에 해외연수 핑계로 여행도 간다. 불쌍한 위안부 할머니들 등쳐먹어도 되고, 말도 안 되는 질의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한다.

 

당 ‘보스’에게 잘 보여 공천권만 따내면, 아무 고민도 없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들에게는 모든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신이 내린 직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의원들은 내각제도 아니면서 ‘당론’대로 대표 눈치만 보고 졸개 역할을 한다. 국민의 뜻이 반영되는 것이 진정한 ‘진짜’ 민주주의다. 부지런한 국회의원은 모든 법안에 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분석하고 토론도 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민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해서 지역민의 생각이 반영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 대표에게 잘 보이고 상갓집, 결혼식이나 찾아다니는 것이 최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영환(경기 의정부갑)은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국회에 들어온 3년간 열 분의 소방관이 돌아가셨다”라며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의원들은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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