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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역할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검증이다. 권력이 현직 시장에게 있든 새로 선출된 당선인에게 향하든, 언론은 같은 기준과 같은 원칙으로 질문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들이 언론에 기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그러나 최근 의정부 지역 일부 언론의 보도 행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에는 의문이 남는다. 과연 언론은 권력 앞에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진택 전 의정부시 자치행정국장 사건이다. 고 전 국장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직위해제와 징계, 고발 및 수사 의뢰 등 강도 높은 행정 조치를 받으며 공직 생활에서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당시 의정부시의 판단은 매우 단호했고, 해당 사안은 지역 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은 아쉬움을 남겼다. 왜 이러한 조치가 이뤄졌는지, 행정 판단은 적법하고 타당했는지, 최고 책임자인 김동근 시장의 책임은 무엇인지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과 질문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언론이 권력을 향해 던져야 할 질문이 충분히 제기됐는지에 대해서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후 사법부의 판단은 명확하게 나왔다. 의정부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지난 4월 고진택 전 국장과 최종근 전 국장 사건의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의정부시가 근거로 제시했던 주장들이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로 행정 조치의 정당성에도 상당한 의문이 남게 됐다.
그렇다면 이제는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들이 있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가. 행정 과정에 무리함은 없었는가. 당사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시민의 세금이 투입된 행정 조치에 대한 책임 소재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시정의 최종 책임자인 김동근 시장의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임기 종료를 앞둔 현재까지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나 책임 있는 설명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지역 언론의 보도 방향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김원기 의정부시장 당선인이 선출되자 인수위원회 구성, 향후 인사 방향, 시정 운영 전망 등을 둘러싼 비판적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당선인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다. 새롭게 출범할 권력에 대한 감시 역시 언론이 수행해야 할 당연한 역할이다. 문제는 검증의 필요성이 아니라 검증의 형평성이다.
현직 시장 재임 중 벌어진 중대한 행정 논란에는 침묵하거나 소극적이었던 언론이 아직 취임조차 하지 않은 당선인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균형 잡힌 언론의 모습으로 비치기 어렵다.
언론이 특정 인물을 비판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는 관대하고 누구에게는 엄격한 이중 잣대가 문제인 것이다.
김원기 당선인은 이제 막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새로운 시정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 인수위원회 구성과 정책 구상 과정부터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덧씌우기보다 실제 시정 운영과 정책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평가하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당선인은 분명 평가의 대상이다. 그러나 평가는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질 때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인사 운영, 정책 추진, 공약 이행, 행정 성과 등 실질적인 시정 운영이 시작된 이후 객관적인 자료와 결과를 토대로 평가하는 것이 시민들에게도 더 공정한 검증이 될 수 있다.
언론은 권력의 크기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질문의 수위를 조절해서는 안 된다. 김동근 시장에게 해야 할 질문은 끝까지 김동근 시장에게 해야 하고, 김원기 당선인에게 해야 할 질문은 그에 맞는 시점과 기준에 따라 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의 공정성이며 존재 이유다.
고진택 전 국장 사건은 단순히 한 공직자의 명예 회복 문제를 넘어 의정부 행정이 권한을 얼마나 공정하게 행사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게 됐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충분한 감시와 검증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지역 언론의 책임 역시 시민들의 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불의에 침묵하는 언론은 감시자가 될 수 없다. 권력 앞에서는 침묵하다가 권력이 바뀌는 순간 목소리를 높이는 언론 역시 공정성을 말하기 어렵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특정 정치세력의 편에 선 언론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질문을 던지고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언론이다.
지금 의정부 지역 언론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도 바로 그것이다. 권력이 아니라 원칙을 기준으로 보도하고 있는가. 시민들이 바라는 언론의 모습은 그 질문에 대한 답 속에 있다. <저작권자 ⓒ 경기평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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